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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 교통패스 끊고 오사역에서 들른 우메다우동집

칼 비테 2023. 7. 16.

우리의 첫 일본 여행이었던 오사카의 추억이다. 정말 오랫만에 간 여행이고, 여행기도 오랫만에 써보는거라 신나는데 대망의 첫 사진은 우중충하게 안개낀 공항의 모습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첫날부터 오사카의 날씨는 비가 내리고 있었던 것. 덩달아 한국도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심지어 짙은 안개로 비행기 이륙이 지연된다는 방송이 나왔다.

 

으아.. 시작부터 수난인가 하고 걱정하고 있는데 다행이 15분 후쯤 바로 탑승이 시작되고 출발했다!!

그야말로 눈깜짝할 새에 내린 오사카 간사이공항.

이스타 항공을 타고 왔는데 기내식을 안줘 ㅠㅠ 아 배고파 여행 시작부터 배고파 오사카 오자마자 배고파

간사이 교통패스

자 그런데 여기서부터 이제 벙어리/까막눈 시작이지. 일본어 하나도 모르고 한문도 못읽고 심지어 영어도 못하니... 뭘 물어서 찾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그런 주제에 일본여행 사전에 전혀 계획과 준비없이 왔다는 것이다. 대체 어쩔라고!? 딱 한가지 최후의 수단으로 데이타로밍 무제한 3일을 신청하고 왔다. 공항에 통신사 부스에서 신청하면 되고 3G는 하루에 10000원이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서 무슨 교통패스를 끊어서 돌아다녀야 싸다고 인터넷의 여러 블로거들이 입을 모아 말하고 있었다.

교통패스고 모고 일단 기차(전철)을 타는 곳으로 가야하니 안내를 따라서 찾아가보았다. 웅성웅성 혼잡한 터미널 분위기의 기차역

외국인도 엄청 많고, 영어간판에 이렇게 잘 보이는 곳은 공항뿐일 것이다. 이후에 느낀 일본은 영어랑은 정말 거리가 멀었으므로... 아무튼 난카이니 JR이니 한큐 한센 어쩌고 저쩌고 머리가 아프다.

아... 일단 호텔까지 가는데 드는 돈이 얼마인지, 그리고 교통패스 가격이 얼마인지 보고 대충 계산을 해보면 되겠지.

그래서 일단 이렇게 보이는 JR 티켓판매소를 찾아갔다. 요 앞에만 봐도 죄다 캐리어 줄줄이 끌고있는 외국인이 많은걸 알 수 있다. 입구에 한글로 써있어서 반갑넹

대충 지리를 보니까 간사이 공항이 아래에 있고 오사카가 중앙,그리고 고베가  오사카 왼쪽, 교토가 오른쪽이다.

내가 갈 호텔은 교토를 지나서 더 가야 하기에 일반 전철로 갈 경우 편도만 한 2160엔이 든다.

물론 다시 공항까지 왕복을 할 건 아니니까 교통 패스를 끊는게 더 비쌀 수 있는데, 호텔까지 가고 아무데도 안나갈 것도 아니니 중간중간 기차를 계속 이용하려면 한번만 갈아타도 교통패스가 이득? 이라는 결론을 얻고 표를 사기로 했다.

일본 오사카 여행에서 교통패스를 빼놓고는 얘기가 안되는만큼, 교통패스를 사려는 줄이 매우 길었다. 기다린 시간만 20분은 걸린듯...

중간에 저렇게 안내원이 돌아다니는데 무려 중국어 한국어 영어를 다 할 줄 안다. 乃

안내원이 미리 대기자에게 사려는 것을 물어보고 메모해서 주면 그걸 차례 되었을 때 카운터에 제출해서 의사소통 시간을 줄이고 빨리 표를 구매할 수 있다.

일본어 대신에 한국어라고 써놨어야 맞는거 아닌가? 별 거 아닌데 이거 보고 한참 웃었다. 한국어로 안내해준다고 써있는데 한국어 할 줄 안다는 말은 없음 ㅋ

억겁의 시간이 흘러 드디어 내 차례가 돌아왔다. 15.03.14에 새로운 노선이 개통한다고 저렇게 홍보를 해놓았다. 열차풍선 귀여워

한국에 살면서는 어느 곳을 가려면 당연히 이렇게 가야만 하는게 답이 딱 있는데 일본에서는 교통수단을 뭘 이용할지도 소비자로서 상품을 선택하는 느낌이다. 국영회사 이외에 많은 민간회사의 철도가 운행되고 있기 때문이겠지

몇 가지 JR 교통패스 중에서 Kansai Area Pass 1일권을 구매했다. 가격은 2300엔이다. 이걸 사면 아까 위에 보았던 노선도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

그리고 열차를 탑승했는데 이게 하루카 특급열차인지 그냥 급행열차인지 잘 모르겠네.... 이후에 S.Rapid 열차도 이렇게 안생겼던걸 보면 아마 이게 하루카가 맞았나보다.

사람도 별로 없고 딱 공항철도 스럽게 생겼다. 오사카역에서 일단 내리기로 했기에 혹여나 놓칠까 천장 모니터에 나오는 안내를 유심히 보면서 가.. 다가 잠들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일본식 가옥이 벌써부터 나를 설레게 만든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그 일본의 모습이 그대로 내 앞에 존재하고 있다. 신기하다.

낡은 듯하면서도 깨끗하고 정돈된 모습. 그것이 일본에 대한 느낌이었다.

촘촘히 집들이 들어있는 대형 아파트 건물들도 신기한 것들이 유독 많았다. 디자인이 정말 독특해서 눈길을 끄는 건물들, 그런 건물들이 하나 둘 씩 많아지면서 어느덧 열차는 간사이 지방의 중심, 오사카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오사카역 우메다 우동집

오사카역을 나오니 바로 길을 잃었다. ㅋㅋㅋㅋㅋㅋㅋ 엄청나게 번화하고 엄청나게 복잡한 곳이었다. 일본 드라마나 만화에서 마치 오사카를 우리나라 지방처럼 묘사해서 시골 같은 느낌을 얼핏 가지고 있었는데 이건 뭐 서울이랑 똑같네

그 와중에 벽보에 붙은 남성 그룹의 포스터를 열심히 찍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뭐지 유명한 사람인가 하고 봤는데 누군지 모르겠음. 이그자일? EXILE 이라는 그룹명인데 당시에는 그런가보다 했으나 이제 여행에서 돌아왔으니 한번 검색을 해보도록 하지.

대충 이런 컨셉의 남성 19인조(?!) 그룹이다. 설명은 위키피디아 참조

개인적 감상은 먼가 전체적으로 좀 늙었고.. 머리가 크고.. 너무 떼거지고..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약간 오버스럽다. 걸그룹도 AKB48이라던지 어마어마한 숫자로 나오는거 보면 그냥 우리랑 먹히는 코드가 좀 다른가보다 싶다.

그건 그렇고 오사카역에 내렸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비가 내리길래 통로가 연결되어 있는 건너편 건물로 들어갔다. 예쁘게 등이 달려서 벚꽃이 옴을 알려주고 있었다.

일단 배가 아주 고팠기에 (기내식 안주는 저가항공따위!!) 뭘 먹을까 한바퀴 죽 돌면서 살펴보았다. 우리나라 백화점 푸드코트 같은거랑 비슷한 느낌이네. 우동 돈까스 양식 카레 초밥 등등 다 있다.

근데 가격대가 전부 굉장히 저렴해서 놀랐다. 엔화 환율이 900원 초반이어서 500엔이라고 하면 끽해야 5천원인 것이다. 아니 일본인데 물가가 이렇게 싸??

교통비는 그렇게 비싼데 밥값은 정말 싸네 라고 생각하며 그중에서도 싼 우동집을 들어갔다 (-_-)

와 진짜 싸다 세 그릇 시켜도 만원 좀 넘을 뿐이겠다. 일본에서도 맛집이 유명하다는 오사카인데 (한국의 전주같이) 또하나 느낀 것은 이 메뉴 모조품도 정말 기똥차게 잘 만든다. 너무 먹음직스럽고 사실적이다 ㅎㅎㅎ

우동 한그릇, 소바 한그릇을 주문했다. 원래 면을 별로 안좋아하는 편인데 일본에서는 먹을만 했다.

반숙 계란과 미역을 풀어놓은 우동. 뭐 딱히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맛이다.

이 미역으로 추정되는 고명은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왠지 건강해 질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역전우동처럼 조촐한 가게인데 나름 메뉴 구성이 다 개성있게 잘 되어 있다.

고로케가 올려진 소바. 나는 소바가 면이 얇고 잘씹혀서 더 좋았다. 그리고 국물이 약간 짭쪼름한 것이 계속 마시게 되네 ㅋ

고로케가 속이 아주 튼실하다.

테이블 몇 개가 있고 이렇게 중앙에 1인석이 있고 일본에서도 혼자 밥먹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건 중국도 마찬가지고, 우리나라만 혼자 먹기 어려운 분위기지. 혼밥도전 이러면서 혼자 밥먹는게 큰일인양 여겨지는

아마 혼자 먹으면 다른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그런건데 바꿔 말하면 본인들도 혼자 먹는 사람을 이상하게 생각하니까 그런거;; 하여튼간 쓸데없이 남의 시선 겁나게 의식하는게 우리나라다...

면발과 따뜻한 국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난 뒤 상점가를 구경하면서 이동했다. 맛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보기엔 정말정말 예쁜 디저트 (아마 푸딩)

정처없이 시간낭비하면 안될 것 같아서 잠깐 여행책을 위져본 뒤 우메다 일대를 한바퀴 구경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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