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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등원길 아이랑 예쁜말 놀이

칼 비테 2023. 11. 23.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 등원시킬 때마다 하는 것이 있다. 매일은 아니지만 잠깐이라도 예쁜말 놀이를 하면서 가려고 노력한다. 말 그대로 좋은 말 한마디, 예쁜 말 한마디 따라하면서 걸어가는 것이다.

 

무슨 대단한 말은 없다 아기가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간단한 것들이다. 포인트는 스스로 기분 좋다고 암시를 거는 내용들을 얘기하는 것이다.

예쁜 말 예시

"오늘은 아침에 날씨도 좋고 기분이 좋다"

"오늘도 유치원에서 친구들이랑 재밌게 놀아야지~"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랑도 사이좋게 놀아야지~"

"저녁에는 엄마랑 맛있게 밥먹고 놀아야지~"

"아빠랑 손잡고 같이 유치원 가니까 기분이 좋다"

예쁜말 놀이의 효과

아침에 이렇게 얘기하면서 같이 호탕하게 한번 웃어주려고 노력한다. 재밌으니까 웃는게 아니라 웃으니까 기분이 좋아진다는 연구결과 같은 것도 있지 않은가.

예쁜 말을 같이 하면서 웃고 유치원에 들어가면 아이도 분명 하루가 더 신나고 기분좋게 보낼 것이라고 믿는다. 어른들도 자기계발 서적 같은데 나는 할 수 있다 같은걸 10번 하면 인생이 달라지네 어쩌네 이런 내용도 많은데 하물며 아이는 오죽할까.

아기 등원길 사진

쫄래쫄래 자전거 타고 먼저 가는 날은 예쁜말 놀이를 같이 할 수는 없다. 기다려~~

아기 등원길 사진

그래도 이걸 한동안 했더니 어느 때 부턴가는 아이가 먼저 제안하곤 한다.

아기 : 오늘도 그거 하자

나 : 뭐를?

아기 : 아빠가 말하면 따라하는거

나 : 아 예쁜말 하면서 가기?

아기 : 어, 어, 그거그거

하고서 자기도 기분이 좋고 마음에 들었으니까 또 하자고 한 것이겠지. 아이들은 솔직하니까. 

덕분에 아빠도 바쁘고 정신없는 아침 얼굴 찌뿌리고 피곤하게 출근하지 않고, 뿌듯하고 웃는 얼굴로 회사에 갈 수 있게 된다. 시간에 쫓기면서 아이에게 서두르라고 윽박지르다가 분위기 안좋게 등원시키는 것과, 같이 놀듯이 웃으면서 가는 것은 하루의 시작부터 천지차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아이와 시간도 보내면서 이렇게 등원을 시키면 아침 우울증도 말끔히 해결되고 인생이 활기차진다. 아빠가 고맙다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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