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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역 일식 오마카세 쿄우미 가성비 맛집 접대방문 후기

칼 비테 2023. 11. 22.

딱 한마디로 표현하면 데이트와 접대에 두루 어울리는 분위기에 가격은 착한 미들급 오마카세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덕역에 위치한 쿄우미 디너 방문 후기입니다. 최근엔 한우를 주로 다녔는데 역시 원조는 일식, 스시라는걸 다시 상기시켜 준 곳입니다.

쿄우미 위치와 주차정보

주소 :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143 파크팰리스2 2층 231호

영업시간 : 런치 12:00~1:00 디너 1부 18:00~19:30 2부 20:00~21:30

예약 : 캐치테이블🔗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전화번호 : 010-9035-3086

쿄우미 위치는 공덕역 3번출구에서 도보 4분 (293m), 또는 버스중앙차로 정류장 바로 옆에 있어서 접근성이 아주 편리합니다. 맛집간다고 서울에서 차 가지고 다니면 헬인데 대중교통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디너 방문하신다면 저녁 퇴근시간 시내 차막힘 주의하셔야 합니다.

오마카세 집들을 찾아보면 주로 맛집들이 여의도 쪽으로 많이 빠져있는데요. 마포 공덕 부근 스시야 중에서 이만한 괜찮은 곳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약간 거품 껴서 예약하기만 어려운 그런 곳들보다 이렇게 가성비 좋고 알찬 곳 저만 알고있고 싶네요.

당연한 소리지만 배달, 포장은 불가하구요. ^^;

쿄우미 입구

공덕역 할리스커피 건물 2층의 끝쪽에 조용하게 위치한 맛집입니다. 아담한 입구부터 일본에 온 느낌이 물씬 풍기네요. 고즈넉한 돌담길을 지나 다다미 방 문을 열고 들어가듯 평온한 느낌으로 입장합니다.

쿄우미(きょうみ)는 일본어로 흥미라는 뜻입니다. 왜 가게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지 사연이 있는데요. 오마카세 요리를 내어주시면서 쉐프께서 직접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래에서 요리 소개하면서 다시 말씀드릴게요.

막 만담하듯이 구구절절 설명하고 얘기하시고 그런건 절대 아닌데, 오히려 딱 봐도 과묵한 스타일이세요. 하지만 요리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토막지식과 맞춤형 제공을 위한 간단한 확인을 중간중간 해주십니다.

쿄우미 가게 내부

예약된 타임 5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며 10분 지각시 입장이 불가합니다. 어디든 마찬가지겠지만 방문 시 시간 엄수는 필수입니다. 이 시간에 맞춰서 혼신의 힘을 다해 재료 손질과 조리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는 것이니까요.

시간에 맞춰서 방문하면 이렇게 자리가 세팅되어 있습니다. 가지런히 놓여진 식기와 따뜻한 타올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중요한 손님으로 대접받으러 왔구나 느끼게 해줍니다. 운 좋게도 쉐프님 준비하시는 바로 정면 자리로 배정이 되었습니다.

쿄우미는 이렇게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되는데 자리도 미리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혹시 원하는 좌석 위치가 있으시다면 예약하시고 전화통화나 문자로 문의를 하시기 바랍니다.

쿄우미 디너 오마카세

그럼 이제 대망의 디너 오마카세를 시작해볼까요.

자완무시

일본식 계란찜의 일종인 자완무시부터 시작합니다. 오징어 먹물로 덮여있고 속은 하얗게 계란으로 되어 있습니다. 

자완무시

오징어 먹물이라는 단어에만 꽂힌 채 맛을 보았는데 트러플오일 맛이 확 느껴져서 신기했습니다. 부드러운 푸딩이 사르르 넘어가며 트러플오일 향이 입맛을 돋구어 식사 준비를 해줍니다.

쿄우미의 오마카세 요리들은 이렇게 다양한 '흥미'를 선사하는 것이 매력입니다.

오마카세 사시미

곧바로 사시미 한 접시씩이 서빙되었는데요. 사진에서 12시부터 시계 방향으로 참돔 방어 참치뱃살 참치등살 입니다. 방어부터 순서대로 가장 기름진 오도로가 마지막에 오도록 먹으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참치 뱃살이 도로, 그 중에서 앞쪽 대뱃살이 오도로이고요. 참치 등살은 주도로 또는 한국에서는 세도로라고도 합니다. 일식 코스나 오마카세 스시 방문 계획이시라면 참치 부위와 영양성분표 예습을 하고 가시면 더욱 맛있게 드실 수 있겠죠?

사시미

아니 뭐야 이거 ㅋㅋ 시작부터 초필살기를 날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한 점 한 점이 최고의 식감을 선사합니다. 와... 제일 맛있는 사시미로 처음부터 보여주면 그 다음엔 뭐가 나오려고 하나 걱정도 들게 만드네요.

삼치

해초를 올린 제주산 삼치입니다. 삼치를 보통 생선구이로만 맛보았지 사시미로는 처음 먹어보는데요. 이렇게 신선할수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회로 먹어도 너무 맛있는 생선이군요.

참고로 저기 올려놓은 해초는 단순한 데코용이 아니라 같이 먹는 겁니다 ㅎㅎ 이유없이 곁들여서 놓은게 아니겠쥬? 이런 신선하고 맛있는 해초도 평소에 접하기 어려워요.

쿄우미 쉐프 전복손질
전복구이

다음으로는 전복구이입니다. 전복 내장 버무린 소스가 깔려있고 그 위에 밥 한덩이와 전복 두 개가 올려져 나옵니다.

전복구이

전복구이는 평소에 전복죽 먹을때 내장은 비리거나 비위상한다고 못 드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그러면 미리 쉐프께 얘기하시면 됩니다.

오마카세 가신다면 사전에 후기들도 보고 예습은 어느정도 하고가실 테니 전복구이가 포함되어 나온다는 것 감안하시고 가시면 되겠습니다.

전복내장소스

아 물론 저와 일행은 내장이고 뭐고 너무 고소해서 팍팍 찍어서 다 먹어주었습니다. 제주도 명진전복 이런 곳 갔을 때도 전복죽에 팍팍 들어간 내장을 잘 먹었곤 했죠.

전복을 온전히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한 접시 요리였습니다. 막 버터 덕지덕지 발라서 미각을 속이는 방식이 아니라 재료 본연의 담백함과 고소함을 최대한 끌어내서 좋았어요.

광어회

다시마에 숙성한 광어회가 나왔습니다. 위에 올려진 것은 아귀의 간으로 만든 소스입니다. 아귀간(안키모)은 바다의 푸아그라라고 불리는 식재료이기도 합니다. 쿄우미에 온 덕분에 처음 먹어보게 되었네요.

김밥에 넣는 참치같은 식감과 살짝 비슷하면서 담백함 고소함이 함께 느껴집니다. 숙성되어 더욱 부드럽게 입안에서 살살 녹는 광어와 신기하게 어울리는 조합이었어요.

대게찜

대게찜입니다. 붉은대게의 내장을 쪄서 만든 가니미소(게딱지장)가 떠오르는 맛이네요. 내장과 버무려진 대게살을 쪄낸 뒤 연어알을 올려서 머도 맛도 일품인 요리였습니다.

이쯤에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쿄우미는 스시 오마카세가 아닌 일식 오마카세입니다. 사시미, 스시 외에도 다양한 일본요리와 해산물을 쉐프의 재량으로 그때그때 신선한 재료를 선별하여 맞춤형으로 만들어줍니다.

만약 대게 알러지나 갑각류 알러지 같은거 있으신 분은 반드시 사전에!! 예약할 때 말씀하셔서 다른 요리로 준비를 부탁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에서 알러지 있다고 하면 대신해서 뭘 만들어주시긴 할텐데 아무래도 갑자기 나올 수 있는 요리는 한정되어 있겠죠.

 

다른 후기들을 보아도 예약시 알러지를 설명하고 사전에 조율한 사람은 대체 메뉴도 맛있게 준비되어 받았고, 즉석에서 못먹는다고 얘기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단촐한 요리를 받았더라고요.

쿄우미 쉐프님
쿄우미 쉐프님 스시 만드는 모습

자 이제 본격적인 스시파티타임이 시작됩니다. 뭔가 지금까지가 다 개막식이고 이제 본게임인 듯한 느낌인데요.

참돔뱃살 스시

흰살생선 중의 제왕으로 불리는 참돔뱃살 스시부터 나오고요. 아주 그냥 사르르 녹습니다. 오독거리는 식감이 있는데도 동시에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참돔은 여러 부위를 다양한 요리법으로 먹을 수 있고, 급이 낮은 참치보다는 오히려 고급 참돔이 더 맛있어서 중요한 행사같은 데서도 많이 선호됩니다. 참돔뱃살 초밥이면 뭐 말 다했죠.

참돔의 단점은 손질하면 먹을 수 있는 양이 얼마 없다는 것인데, 그만큼 귀한 한 점의 초밥이라는 것.

줄무늬전갱이 초밥

겨울에 대방어가 있다면 여름에는 줄무늬전갱이가 있습니다. 사각 씹히는 식감에 은은한 기름기가 고등어같은 식감도 느끼게 합니다.

곰치 물곰탕

이쯤에서 나오는 얼큰한 탕 국물입니다. 곰치를 넣은 물곰탕인데요. 보통 다른 스시 코스를 보면 조갯국물이 나오는 것이 정형화 되어있다시피 한데, 여기는 쉐프님이 메뉴를 고안해서 변형을 준 것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것이 오마카세니까요.

남들 다 하는 똑같은 것들로 만들어서 내놓으면 그건 코스요리일 뿐이다 라고 자신만의 요리 철학도 가지고 계셨습니다. 요즘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다보니 경력도 없는 사람들도 간판 내걸고 하고 있다며...

글 서두에 적었던 가게 이름을 쿄우미라고 지은것도 그래서라고 합니다. 뻔한 요리가 아닌 다채롭고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식사가 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쪽이 훨씬 낫다고 느꼈습니다. 기름진 생선을 계속 먹다보면 아무리 맛있어도 물려올 수 있는데 적당한 시점에 입맛을 싹 잡아주었습니다.

아카미 스시

참다랑어 속살 적신입니다. 아카미라고 하죠. 이 부위는 참치 중에서도 가장 지방이 적고 고단백인 부위입니다. 영양 면에서도 아주 우수합니다.

오도로 스시

참다랑어 대뱃살 오도로는 아까 사시미로 한번 먹었는데 초밥으로 또 한 번 이렇게 즐겨줍니다. 소금이 살짝 뿌려져서 나오는데 마치 삿포로에 진눈깨비가 내린 듯한 느낌입니다.

초밥왕 만화라면 이거 한 입 먹고 제 눈앞에 그런 광경이 펼쳐지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잿광어 뱃살 스시

잿광어 뱃살 스시입니다. 위에 올려진 것은 시소 잎인데요. 일본식 깻잎이라고 생각하셔도 되고 일본 소금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일식집에서 플레이팅을 할 때 밑에 접시에 까는 용도로 쓰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곁들여서 먹어주면 비린내 누린내도 잡고 느끼함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횟감이 너무 싱싱해서 애초에 비린내가 나는게 하나도 없었습니다만...

아무튼 바질페스토 같은 형태로 올려진 시소 덕분에 광어뱃살 초밥은 와사비 없이 먹어주었습니다.

금태구이

아부리 향이 나는 금태구이에 안에는 우니와 밥이 들어 있습니다.

금태구이

금태구이까지 먹어주면 슬슬 포만감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금태구이와 우니

바다향 가득한 우니 소스와 함께 수저로 비벼서 먹어주라고 알려주십니다. 와 너무 맛있네요. 금태 살도 정말 부드럽고 이것만큼은 일식이라기보다 한식같은 느낌도 났습니다.

광어지느러미 스시

유자고추를 올린 광어지느러미 스시입니다. 쿄우미 스시는 간장이나 와사비를 발라서 주진 않아서 본인이 취향대로 찍어 드시면 됩니다.

뭐 사실 배달초밥 먹을때나 무조건 와사비 간장 팍팍 찍어서 그맛으로 먹었던 거지, 이렇게 고급 식재료 한 점 한 점을 즐길 때에는 본연의 맛을 음미하는게 맞지요.

그리고 쉐프께서 잘 어울리는 소스도 정성껏 배합해서 올려주시기 때문에 왠만한 것들은 나오는 그대로 먹는게 가장 맛있었습니다. 뭐 이건 개인마다 취향으로..

미소장국

이제 슬슬 후반부에 접어듭니다. 장국이 서빙되고요.

생새우초밥

새우머리 소스를 곁들인 생새우 초밥입니다.

생새우초밥

입에 넣으면 새우 머리 맛이 같이 감돌아서 신기했어요 ㅎㅎㅎ 이 새우초밥만 해도 방문 시기마다 나오는 게 다 다릅니다. 쿄우미의 장점인 것 같아요. 사시사철 가장 신선한 재료와 그에 어울리는 소스, 구성으로 다르게 탄생한다는 점.

마치 마음에 드는 뮤지컬 공연을 여러번 보면서 새로운 느낌을 받듯이, 이 곳도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만족과 '흥미'를 선사해주는 것 같습니다.

보리멸 튀김

보리멸 튀김입니다. 튀김이라고 해서 튀김옷 두껍게 입힌 그런 튀김은 아니고 살짝 데친 정도로 조리한 형태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맛있다는 말이죠 ㅋㅋㅋ 

밑에 있는 것들은 뭔지 맞춰볼까요? 새싹과 어울리는 소스, 네 맞습니다. 바로 발사믹 소스입니다. 담백한 보리멸 생선살과 발사믹 소스에 새싹을 버무려서 곁들여 먹으면 너무 산뜻합니다.

우니

그동안 조연으로만 출연했던 우니가 이제 무대의 주연으로 올라왔습니다. 난 이제 모르겠다 너무 맛있습니다. 진짜 언제 끝나냐 정말 많이 나오죠?

오마카세에 애초에 가성비라는 단어를 붙이는게 어울리는지 모르겠는데 여기는 어울립니다. 혜자입니다 진짜.

(특히 명절 같은 때 가끔 이벤트로 디너도 런치가격 특가할인 한 적 있는데 그럴때 가면 완전 대박쓰죠)

고등어봉초밥

고등어 봉초밥 보우즈시입니다. 다른 메뉴 하시면서 이 고등어봉초밥 준비하는 과정을 눈앞에서 보는 것도 재밌었는데요.

고등어 봉초밥 불쇼

이렇게 멋진 불쇼를 직관할 수 있습니다.

아나고

바다장어 아나고 스시입니다. 이것도 아부리 해서 주시기 때문에 또 한번의 불쇼가 펼쳐집니다. 한 번 겪은지라 뭔가 준비하시는 낌새가 느껴져서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아나고 아부리

고등어는 활활 태워버리는 강력한 느낌이었다면 아나고는 섬세하게 골고루 지져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보리굴비 오차즈케

이제 마지막 입가심 차례입니다. 보리굴비 오차즈케로 시원하게 마무리를 해줍니다. 짭쪼름하면서 국물은 개운해서 아주 제격이었습니다.

유자 샤베트

후식 유자 샤베트로 상큼하게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어떠신가요, 제 생각에는 정말 최상급으로 꼽히는 유명한 곳들에 비해서도 결코 손색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아직까지는 그렇게 유명세를 타지 않았기 때문에 이정도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 킹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것이겠죠.

새로 생긴 곳이라 인테리어도 너무 고급스럽고 분위기도 좋아서 데이트 하기에도 잘 어울리고 (실제로 우리가 갔을 때도 다른 일행은 모두 커플이었음) 저처럼 접대를 위해 일행을 모시고 가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공덕역 근처에서 중요한 만남 약속 잡을 일 있을때 1순위로 쿄우미를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