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전자담배를 완전 금지한 나라가 아니다. 그런데 왜 여행자들 사이에선 “반입 금지”라는 말이 돌아다닐까. 2022년 발효된 RA 11900, 2025년 강화된 세관 단속까지 – 실제로 뭐가 되고 뭐가 안 되는지 정확하게 짚어본다.
필리핀 전자담배 금지 논란, 어디서 시작됐나
인터넷에 “필리핀 전자담배 반입“을 검색하면 “완전 금지”와 “반입 가능”이 공존한다. 두 말이 동시에 돌아다니는 이유가 있다.
과거 두테르테 전 대통령 집권 시절, 2019년 행정명령으로 전자담배 수입·판매를 사실상 금지한 적이 있다. 여행사들이 당시 기준으로 작성한 안내문이 지금까지 인터넷에 남아 유포되는 것이다.
실제 현행 규정은 다르다. 2022년 7월 25일 공화국법 제11900호(Republic Act No. 11900) – 이른바 ‘베이프 규제법(Vape Regulation Act)’이 발효되면서 전자담배는 ‘금지’에서 ‘규제’ 대상으로 바뀌었다.
완전 금지가 아니라 합법적 규제 하에 허용된다는 게 핵심이다.
RA 11900 – 여행자에게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나
RA 11900은 전자담배의 수입·제조·판매·유통·사용·광고를 규제하는 법이다. 주요 적용 대상은 상업적 수입업자와 제조사다.
여기서 현실적인 문제가 생긴다. 이 법에 따르면 필리핀 내에서 판매·유통되는 모든 베이프 제품은 반드시 ▲ 필리핀 표준국(DTI-BPS) PS 마크 ▲ 수입상품허가(ICC)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2025년 1월 5일부터 이 규정이 완전 시행됐다.
한국에서 구입한 아이코스, 릴, 액상 전자담배에는 당연히 이 마크가 없다. 기술적으로는 비인증 제품을 반입하는 셈이 된다.
다만 여행자의 개인 사용 목적 소량 반입에 대한 명시적 금지 조항은 없다. 세관이 상업적 밀수로 판단할 정도의 양이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통과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통과하는 경우가 많다”는 말과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말은 전혀 다르다.
| 전자담배 종류 | 대표 제품 | 법적 지위 | 개인 반입 현실 | 위험도 |
|---|---|---|---|---|
| 궐련형 전자담배 | 아이코스, 릴 | RA 11900 규제 | 기기 1~2개 소량 가능 | 중간 |
| HTP 전용 스틱 | 히츠, 테리아 | 담배류 동일 적용 | 2보루 이내 권장 | 낮음 |
| 액상형 전자담배 | POD, 모드 | RA 11900 규제 | 기기 1개 + 액상 소량 | 중간 |
| 일회용 전자담배 | 각종 디스포저블 | RA 11900 규제 | 다량 압수 위험 | 높음 |
기기별 반입 기준 – 액상형·궐련형·일회용 각각 다르다
가장 많이 가져가는 궐련형 전자담배(아이코스·릴)부터 보면, 기기 자체는 개인용 1~2개 수준에서는 통관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전용 스틱(히츠·테리아)은 담배 제품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필리핀 세관의 담배 면세 기준인 2보루(40갑) 이내로 유지하면 된다.
문제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일회용 디스포저블이다. 기기는 1개 정도는 넘어가는 경우가 있지만, 액상은 소량 – 대략 100ml 이내를 권장하는 시각이 많다.
특히 일회용 전자담배를 여러 개 포장해서 가져가면 판매 목적으로 의심받기 쉽다. 2024~2025년 필리핀 세관이 일회용 베이프 밀수 단속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어 더 위험하다.
CUSTOMS GUIDE
필리핀 입국 전자담배 반입 체크포인트
개인 사용 목적 1~2개 소지 – 현실적으로 통관 가능한 수준. 영수증 있으면 더 안전하다.
담배류와 동일 기준. 2보루(40갑) 이내. 이 범위면 별도 신고 불필요하다.
기기 1개 + 액상 100ml 내외 소량. PS 마크 없는 제품이라 기술적으로 비인증 제품에 해당한다.
다수 반입 시 판매 목적으로 의심받기 쉽다. 2025년 단속 강화로 압수 위험이 가장 높은 유형이다.
※ 위 기준은 여행자 개인 사용 목적에 한함. RA 11900 및 필리핀 세관 규정에 따라 PS 마크·ICC 스티커 없는 제품은 기술적으로 비인증 상태이며, 세관 재량에 따라 압수될 수 있다.
2025년 필리핀 세관 – 단속 수위가 전혀 다르다
2025년 현재 필리핀 관세청(BOC)의 베이프 단속은 역대급 수준이다.
필리핀 관세청(BOC)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24년 한 해에만 약 66억 6천만 페소(약 1,500억 원 상당) 규모의 불법 베이프 제품이 압수됐다. 2025년 4월에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직접 관세청 구내에서 압수 베이프 폐기 행사를 주도했고, 이후 대규모 소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25년 1월부터 PS 마크·ICC 스티커 없는 제품의 판매·유통이 완전 금지됐다. 세관 단속도 이 기준에 맞춰 운영된다.
물론 대부분의 압수 사례는 컨테이너 단위 상업적 밀수다. 여행자 개인 소지품을 표적으로 삼는 구조는 아니다. 그러나 세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강경해진 만큼, 예전보다 예민하게 봐야 한다.
현지에서 꼭 알아야 할 사용 가능 장소와 주의사항
반입에 성공했다고 해서 어디서든 자유롭게 피울 수 있는 건 아니다. RA 11900은 공공장소 사용도 규제한다.
금지 장소를 먼저 확인하는 게 순서다 – 학교, 병원, 교회, 주유소, 엘리베이터, 음식 조리 구역, 정부 건물, 대중교통 수단이 명시적 금지 구역이다. 그 외 일반 공공장소와 직장에서는 지정 흡연 구역(Designated Vaping Area)을 두는 방식이 허용된다.
실내 식당이나 카페에서 흡연 구역 없이 피우다 걸리면 상당한 벌금을 물 수 있다. 필리핀은 전통 담배도 공공장소 흡연 규제가 꽤 엄격한 나라다.
반입 시 체크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기기는 위탁이 아닌 기내 수하물로 반입해야 한다 – 리튬 배터리 포함 전자기기는 위탁 금지가 원칙이다
- 액상은 기내 반입 시 100ml 이하 용기에 담아야 한다 – 일반 액체류 기준 동일하게 적용
- 면세점에서 구입한 히츠나 스틱류는 구매 영수증을 보관하면 통관 시 유리하다
- 불필요하게 많은 수량은 금물 – 개인 사용 범위를 명백히 초과하면 밀수로 볼 수 있다
- 현지에서도 PS 인증 베이프 제품을 살 수 있으므로 액상 위주는 현지 구매가 더 안전한 선택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아이코스 들고 필리핀 입국하면 무조건 압수되나?
A. 무조건 압수되지는 않는다. 아이코스 기기 자체는 필리핀 DTI가 PS 인증을 발급한 제품이기도 하다. 개인 사용 목적으로 1~2개 반입하는 경우 현실적으로 통관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PS 마크가 없는 한국 구입 제품이라 기술적으로 비인증 상태이며, 세관 재량으로 압수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Q. 필리핀 현지에서 전자담배 살 수 있나?
A. 살 수 있다. 마닐라, 세부, 보라카이 등 주요 여행지에서 베이프 전문점이나 편의점에서 구입 가능하다. 2025년 1월부터는 PS 인증 제품만 판매되므로 오히려 현지에서 인증 제품을 사는 게 법적으로 더 깔끔한 방법이다.
Q. 전자담배 가져갔다가 압수당하면 벌금도 내야 하나?
A. 상업적 밀수가 아닌 개인 소지 수준에서는 단순 압수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RA 11900 위반으로 판단되면 법적으로는 벌금 부과가 가능하다. 제조사·유통업체 기준 최대 PHP 200만~500만(한화 약 4,600만~1억 1,500만 원) 벌금 조항이 있으며, 이는 상업적 위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여행자 개인에게 이 수준이 적용된 사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단속 강화 기조 속에서 과거와 같은 안일한 태도는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