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 가장 오래된 서민 거리를 꼽으라면 단연 신세카이(新世界)입니다. 1912년에 조성된 이 동네는 100년이 넘은 지금도 네온사인과 복어 간판, 쿠시카츠 냄새가 골목을 가득 채웁니다. 도톤보리의 북적임이 조금 부담스럽다면, 신세카이 특유의 레트로 정취가 기억에 더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신세카이는 어떤 동네인가
신세카이는 오사카 남부, 나니와구(浪速区)와 니시나리구(西成区) 경계에 걸쳐 있는 상점가입니다. 이름은 ‘신세계(新世界)’지만, 막상 가보면 쇼와(昭和) 시대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1912년 개발 당시 파리의 개선문과 에펠탑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됐고, 츠텐카쿠(通天閣) 타워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은 상점가가 오늘날 모습의 뼈대가 됐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한때 쇠퇴했지만, 1979년 빌리켄(ビリケンさん) 상(像) 복원 프로젝트와 함께 관광지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지금은 쿠시카츠 전문점 수십 곳이 밀집한 맛집 거리이자, 빛바랜 네온과 복고풍 간판이 독특한 사진 배경이 되는 포토스팟으로 국내외 여행자 모두에게 인기입니다.
신세카이 가는 방법
오사카 시내에서 접근하기 쉬운 편입니다. 가장 빠른 방법은 오사카 메트로 사카이스지선(堺筋線)을 타고 에비스초역(恵美須町駅)에서 내리는 것입니다.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츠텐카쿠가 보입니다. 도보 이동 없이 바로 신세카이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미도스지선(御堂筋線)을 이용한다면 도부츠엔마에역(動物園前駅)에서 하차 후 도보 3분 거리입니다. JR 신이마미야역(新今宮駅)에서도 도보 6분이면 닿습니다. 난바(難波)나 우메다(梅田) 기점이라면 어느 노선이든 20분 내외면 충분합니다.
쿠시카츠 거리, 제대로 즐기는 법
쿠시카츠(串カツ)는 꼬치에 끼운 재료를 튀김옷에 입혀 기름에 튀긴 음식입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새우, 연근, 고구마, 치즈 등 재료가 다양해서 메뉴판 한 장에 수십 종이 적혀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한 꼬치에 150~250엔 수준이라 여러 종류를 골라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신세카이에서 쿠시카츠를 처음 먹는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이중디핑(二度漬け) 금지입니다. 테이블마다 놓인 공용 소스통에 한 번 찍은 꼬치를 다시 담그는 행위를 가게마다 엄격히 금지합니다. 소스를 더 원하면 테이블 위 양배추를 활용해서 소스를 건져 올리면 됩니다. 이 규칙은 1929년 문을 연 쿠시카츠 원조집 ‘다루마(だるま)’ 본점에서 시작된 위생 문화로, 지금은 신세카이 전체의 공통 룰이 됐습니다.
쟌쟌요코쵸(じゃんじゃん横丁)는 신세카이 남쪽에 뻗은 좁은 골목 상점가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이 골목에는 쿠시카츠 집과 함께 장기 가게, 소형 이자카야가 늘어서 있어 더 진한 서민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낮에 가도 이미 활기차지만, 해가 지고 나서 네온이 켜지는 저녁에 걸으면 더 인상적입니다.
츠텐카쿠 타워 전망대
츠텐카쿠(通天閣)는 신세카이의 상징입니다. ‘하늘(天)로 통한다(通)’는 뜻을 담은 이 탑은 1912년 처음 세워졌다가 화재로 소실된 뒤, 1956년 지역 주민들의 모금으로 다시 지어졌습니다. 현재 높이는 108m이며, 5층 전망대에서는 오사카 시가지 전경을 360도로 볼 수 있습니다.
전망대 내부에는 행운의 신 빌리켄(ビリケンさん) 상이 있습니다. 1908년 미국 화가가 꿈에서 본 형상을 바탕으로 만든 이 마스코트는 뾰족한 머리와 독특한 표정이 특징인데, 발바닥을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이 전해집니다. 줄을 서더라도 발바닥을 쓰다듬고 가는 관광객이 많습니다. 야외 전망대 ‘텐보 파라다이스(展望パラダイス)’는 추가 입장료가 있지만, 난간 없이 탁 트인 개방감이 실내 전망대와 다른 느낌을 줍니다.
밤에 빛나는 츠텐카쿠의 네온도 볼만합니다. 탑 상단에 표시되는 날씨 예보 사인은 내일 오사카 날씨를 색깔로 알려주는데, 이것도 신세카이만의 작은 전통입니다.
주변 볼거리
신세카이 일대는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볼거리가 여럿 모여 있습니다.
덴노지 동물원(天王寺動物園)
신세카이 북쪽으로 도보 5분 거리에 있습니다. 1915년에 개원한 유서 깊은 동물원으로,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자라면 쿠시카츠와 함께 하루 코스로 묶기 좋습니다. 입장료는 어른 500엔, 어린이 무료(오사카시 초등학생 이하 기준)입니다.
스파월드(スパワールド)
신세카이 남쪽, 쟌쟌요코쵸 바로 옆에 위치한 대형 온천 테마파크입니다. 유럽존, 아시아존으로 나뉜 온천탕과 워터파크, 어린이 실내 놀이터가 있어 저녁 쿠시카츠 후 마무리 코스로 어울립니다.
덴노지 공원(天王寺公園) 덴시바
츠텐카쿠 북쪽에 넓게 펼쳐진 잔디 광장입니다. 아베노 하루카스(あべのハルカス, 높이 300m 초고층 타워)가 배경으로 보이는 자리에서 앉아 쉬는 것만으로도 오사카 남부의 스카이라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변에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서 있어 쉬어가기도 편합니다.
네온 간판 포토존
쟌쟌요코쵸와 츠텐카쿠 주변 골목은 복어, 쿠시카츠, 빌리켄 등 개성 넘치는 입체 간판이 즐비합니다. 저녁에 네온이 켜지면 레트로 분위기가 더 살아나서 사진 배경으로 자주 쓰입니다. 특히 에비스초역 방향 입구 아치에서 츠텐카쿠를 배경으로 찍는 사진이 신세카이를 대표하는 컷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신세카이에서 쿠시카츠를 먹으려면 예약이 필요한가요?
대부분의 쿠시카츠 가게는 예약 없이 입장합니다. 점심 시간대(12~13시)와 주말 저녁에는 대기줄이 생기는 인기 가게도 있으니, 피크 타임을 피해 11시 30분 전후나 평일 저녁을 노리는 것이 대기 없이 들어가기 편합니다. 쿠시카츠 다루마 신세카이 본점도 줄이 길어질 때가 있으니 여유 있게 가는 것이 좋습니다.
Q2) 어린이를 동반할 때 신세카이는 괜찮은 편인가요?
덴노지 동물원, 스파월드 어린이 구역, 빌리켄 상 등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가 충분합니다. 다만 쟌쟌요코쵸 골목 안쪽은 야간에 어른 위주 이자카야 분위기가 짙어지니, 아이와 함께라면 낮 시간대 방문이 더 편합니다. 츠텐카쿠 전망대는 어린이 입장료 할인이 있고 계단보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부담 없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Q3) 오사카 주유패스가 있으면 신세카이에서 더 이득인가요?
오사카 주유패스(大阪周遊パス)는 1일권 또는 2일권으로 판매되며, 오사카 메트로 전 노선 무제한 탑승과 츠텐카쿠 전망대 무료 입장이 포함됩니다. 신세카이만 보러 가기에는 패스 가격 대비 효율이 낮지만, 오사카성, 우메다 스카이빌딩, 사키시마 코스모 타워 전망대 등 다른 관광지도 함께 돌 계획이라면 충분히 본전을 뽑을 수 있습니다. 구매는 간사이 국제공항 도착 로비 관광 안내소나 오사카 메트로 주요역 창구에서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