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전 약 챙기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에서 아무 문제 없이 약국에서 사던 감기약이나 코막힘약이 일본 세관에서 ‘마약류’로 적발될 수 있다. 방향은 반대도 마찬가지 – 일본 드럭스토어 쇼핑 필수템이던 진통제도 이제는 한국 귀국 시 불법이다. 방향별 금지 성분과 실제 해당 제품까지 한 번에 정리한다.
일본 의약품 규제 – 왜 이렇게 엄격한가
일본의 약사법(薬機法)과 마약 및 향정신성의약품 단속법은 수십 년째 흔들리지 않는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엄격한 약물 규제 국가다.
핵심은 간단하다. 해당 성분이 일본 법률상 규제 대상이면, 외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약이어도 일본 입국 시 마약 밀반입과 동일하게 처벌받는다. “처방전 있었는데요”는 통하지 않는다.
특히 한국 여행자가 자주 실수하는 구간은 두 가지다. 한국에서 챙겨간 코막힘·감기약의 성분이 일본 금지 성분이거나, 반대로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산 약을 한국으로 들어올 때 국내 마약류법에 걸리는 경우다. 어느 방향이든 모르면 걸린다.
한국→일본 방향 – 이 성분 포함 약은 가져가면 안 된다
일본이 가장 엄격하게 단속하는 성분은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이다. 콧물·코막힘 완화에 쓰이는 이 성분은 필로폰(메스암페타민) 합성 원료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일본에서 전면 반입 금지다.
한국에서는 코감기 치료제에 흔히 쓰이는 성분이라 인식이 낮다. 약국에서 별 생각 없이 사는 코감기약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여행 전 반드시 성분 라벨을 확인해야 한다.
코데인(codeine) 계열도 마찬가지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코데인·디히드로코데인 포함 의약품의 반입에 원칙적으로 ‘약관쇼메이(薬監証明)’라는 수입허가서를 요구한다. 1개월치 이하라도 처방전과 함께 서류를 갖추지 않으면 위험하다.
| 금지 성분 | 주요 용도 | 한국 내 분류 | 일본 규제 근거 |
|---|---|---|---|
| 슈도에페드린 | 코막힘·코감기 | 일반의약품(일부) | 각성제 원료, 전면 금지 |
| 코데인·디히드로코데인 | 기침·가래 | 전문의약품 | 마약류 – 서류 필수 |
| 암페타민·ADHD약 | 집중력·각성 | 전문의약품 | 각성제 – 완전 반입 금지 |
| 모르핀·옥시코돈 | 통증 치료 | 마약류 | 마약류 – 사전 허가 필수 |
슈도에페드린의 경우 한국에서는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지만, 일본 세관에서는 각성제 원료로 간주해 처벌 대상으로 분류한다. 처방전이 있어도 소용없다.
한국 일반약 – 일본 반입 시 실제로 걸리는 제품들
슈도에페드린이 들어간 대표적인 한국 일반의약품으로는 액티피드가 있다. 콧물·코막힘에 쓰는 이 약은 슈도에페드린과 트리프롤리딘 복합 성분으로 일본 반입 자체가 불가다.
감기 복합제도 주의가 필요하다. 슈도에페드린이 함유된 코감기 성분 약이 상당히 많다. 여행 전 성분표를 확인하는 게 유일한 예방책이다.
ADHD 치료제도 마찬가지다. 콘서타(메틸페니데이트), 애더럴(암페타민류)은 일본에서 각성제로 분류되어 처방전 여부와 무관하게 반입이 원천 금지다. 이 약을 일본에 가져갔다가 적발되면 형사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반입 가능한 일반의약품 기준은 1개월치 이하다. 그것도 슈도에페드린·코데인·각성제 성분이 없을 때 한정이다. 1개월을 넘는 분량의 처방약을 가져가려면 출발 전 일본 후생노동성에 ‘약관쇼메이’ 신청을 해야 한다.
한국→일본 의약품 반입 기준
반입 가능
▸ 슈도에페드린·코데인 미포함 일반약
▸ 1개월치 이하 분량
▸ 원포장 유지 + 성분 확인 가능 상태
▸ 진통제(이부프로펜, 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
반입 금지 / 주의
▸ 슈도에페드린 함유 코감기약 (액티피드 등)
▸ ADHD 치료제 (콘서타·애더럴 – 완전 금지)
▸ 코데인 함유 기침약 (서류 없이 불가)
▸ 수면제·신경안정제 (사전 허가 필수)
일본→한국 방향 – 드럭스토어 인기 약의 배신
이쪽 방향이 최근 훨씬 더 뜨거운 이슈다. 일본 드럭스토어에서 필수 구매템으로 유명한 약들이 줄줄이 한국 반입 금지 목록에 올랐다.
관세청에 따르면 마약류 함유 불법 의약품 반입 규모는 2020년 885g에서 2024년 약 37,688g으로 43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류 적발 규모 증가율(5.3배)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증가세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브(EVE) 진통제다. 생리통에 잘 듣는다고 알려져 여성 여행객 필수템이었지만, 2025년 4월부터 한국 반입이 금지됐다. 이유는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 – 한국 마약류 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브 5종 중 4종에 이 성분이 들어 있다.
문제가 되는 약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EVE Quick / Quick DX / A / A EX –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 포함, 반입 금지
- BUFFERIN Premium / Premium DX / Plus S – 동일 성분 포함, 반입 금지
- LOXONIN S Premium, ADAM A – 동일 성분 포함, 반입 금지
- 메디콘(メジコンせき止め錠Pro) – 덱스트로메토르판 포함, 마약류 해당
- 루루어택EX, 벤자블록S플러스 – 디히드로코데인인산염 포함, 주의
파브론 골드A도 자주 오해를 받지만, 디히드로코데인이 여러 성분과 혼합된 ‘한외마약’ 복합제라 1인 1개 기준으로 반입은 가능하다. 다만 대량으로 들고 오거나 판매 목적이 의심되면 얘기가 다르다.
세관 적발 시 실제로 어떻게 되나
모르고 가져왔다고 봐주지 않는다. 이미 여러 차례 경고와 공지가 나온 상황이라 “몰랐다”는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시점이 됐다.
일본→한국 방향에서 마약류 성분 의약품이 적발되면 ▲ 즉시 압수·폐기 ▲ 경위서 작성 ▲ 위반 기록 남김의 순서를 밟는다. 경우에 따라 검찰 수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국→일본 방향은 더 심각하다. 슈도에페드린을 가져가다 적발되면 각성제 밀반입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실제로 공항 세관에서 이브 진통제를 소지한 채 적발되어 경위서를 작성하고 약을 압수당하는 사례가 2025년 들어 급증하고 있다는 게 관세청 발표 내용이다. 본인 사용 목적이어도 예외가 없다.
일본으로 가져갈 처방약이 있다면 – 한국 병원에서 발급한 영문 처방전, 영문 진단서, 약 성분 확인 서류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불확실하면 출발 전 일본 후생노동성에 직접 문의하거나 약관쇼메이를 신청하는 게 안전하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일본에서 파브론 골드A를 사왔는데 지금 갖고 있는 거 어떻게 되나요?
파브론 골드A는 디히드로코데인 복합제(한외마약)로, 다른 성분과 혼합돼 있어 1인 1개 기준으로는 현재도 반입이 가능하다. 다만 대량이거나 판매 목적이 의심되면 다르다. 이미 소지 중이라면 별도 조치 없이 두면 된다.
Q. 한국 병원에서 처방받은 코데인 기침약을 일본 여행 중에 먹어도 되나요?
일본 입국 시 1개월치 이하 분량이면 영문 처방전과 함께 반입이 가능하다. 단, 1개월을 넘으면 약관쇼메이(수입 허가서) 발급이 필요하다. 처방전만 있다고 해서 무조건 OK가 아니라는 점 – 분량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Q. 이브 진통제 말고 일본에서 살 수 있는 대체 진통제가 있나요?
이브 5종 중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가 포함되지 않은 ‘이브A EX 탄산 버전’은 반입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품별 성분이 자주 바뀌므로 구매 전 성분표에서 アリイソプロピルアセチル尿素 표기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성분 논란이 없는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 단일 성분) 계열이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