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중 아무 생각 없이 챙긴 감기약이 공항 세관에서 마약류로 분류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 몰랐다는 이유도 통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심하면 입국 금지까지 이어진다. 어떤 성분이 문제인지, 실제로 얼마나 걸리는지 지금 바로 확인해야 한다.
단순 감기약이 마약류 – 4년 만에 43배 급증한 적발 건수
2025년 3월, 관세청이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마약류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수면제·다이어트 보조제의 국내 반입이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내용이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마약류 함유 불법 의약품 반입량은 2020년 885g에서 2024년 3만 7,688g으로 – 4년 만에 약 43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마약류 적발이 5.3배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증가세다.
반입 사범 수도 2020년 19명에서 2024년 252명으로 13배 늘었다. 2025년 1~2월 두 달간만 65건, 1만 1,854g이 적발돼 전년 동기 대비 건수 기준 3.8배, 중량 기준 5배 이상을 기록했다.
문제는 대부분이 ‘마약인 줄 몰랐다’는 점이다.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약을 샀을 뿐인데, 한국 세관에서 마약류 소지자로 분류된다.
어떤 성분이 문제인가 – 감기약 속 마약류 성분 완전 정리
관세청이 공개한 주요 적발 마약류 성분은 총 10종이며, 감기약과 수면제에 포함된 4개 성분이 전체 적발의 82%를 차지한다.
- 덱스트로메토르판(DXM) – 기침 억제제로 미국·일본 감기약에 흔히 사용. 나이퀼(NyQuil) 30mg, 데이퀼(DayQuil) 20mg 함유. 한국은 2003년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
- 코데인(Codeine) – 해외에서 흔한 진해 성분. 고용량 복용 시 마약성 진통 효과.
-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 – 일본 대표 진통제 ‘이브(EVE)’ 시리즈에 포함. 2025년 4월부터 국내 반입 전면 금지.
- 염산슈도에페드린 – 한국 일부 코감기약 성분. 일본·싱가포르 입국 시 역으로 문제가 된다.
주요 마약류 성분 포함 의약품 비교
| 제품명 | 국가 | 문제 성분 | 한국 반입 |
|---|---|---|---|
| NyQuil / DayQuil | 미국 | 덱스트로메토르판 | 금지 |
| 이브 A / 이브 퀵 | 일본 |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 | 금지 |
| 루루골드 / 파브론 | 일본 |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우레아 | 금지 |
| 코데인 함유 감기약 | 다수 국가 | 코데인 | 금지 |
| 한국 코감기약 일부 | 한국 | 슈도에페드린 | 국내 허가 (해외 반출 주의) |
“그런데 한국에서 파는 C 감기약도 같은 성분 아닌가?” – 실제로 이런 의문이 많다. 핵심은 ‘국내 식약처 허가 여부’다. 국내 정식 허가를 받은 제품은 허용되지만, 해외에서 별도 승인 없이 반입되는 같은 성분의 제품은 규제 대상이 된다.
실제로 걸린다 – 공항에서 압수·입국 금지까지 간 사례들
2025년 8월, 라디오코리아 보도가 미국 교민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한인 A씨는 감기 기운이 있어 나이퀼을 챙겨 한국을 방문했다가 인천공항 검색대에서 바로 마약 소지로 조사를 받았다. 결국 약을 압수당한 후에야 입국할 수 있었다.
더 심각한 사례도 있다. 70대 한인이 미국 감기약을 지인들에게 나눠주려고 여러 개 가져왔다가 – 5년간 입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 ‘선물’로 가져왔다는 해명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일본 여행 후 귀국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본 편의점과 드럭스토어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이브(EVE) 진통제를 소지한 채 공항에 도착했다가 세관에서 경위서를 작성하고 약을 압수당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 단순 소지·개인 사용 목적이라도 성분에 따라 압수 및 위반 기록 등재 ▲ 여러 개 소지 시 판매 목적 의심으로 처벌 수위 상승 가능
관세청은 “외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의약품이라도 국내 반입이 금지된 마약 성분이 포함돼 있다면 처벌 대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모르고 가져왔다는 주장이 아예 면죄부가 되진 않는다는 뜻이다.
마약류 함유 불법 의약품 반입 적발 추이 (관세청, 2025.3)
출처 – 관세청 (2025년 3월 공식 발표)
반대 방향도 주의 – 한국 감기약을 갖고 해외에 나갈 때
이 문제는 양방향이다. 해외에서 약을 들여오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약을 들고 나가는 것도 걸릴 수 있다.
일본은 의약품 규제가 매우 엄격한 나라다. 특히 염산슈도에페드린 성분은 일본에서 마약류로 간주되며, 복용 목적이라도 반입이 금지된다. 이 성분은 한국의 코감기 완화 목적 일부 일반의약품에 포함돼 있다.
싱가포르도 약물 규제가 극도로 엄격하다. 처방전 없이 수면보조제나 항불안제를 소지하다가 공항에서 압수되거나 입국 거부를 당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항히스타민 성분의 일반 감기약도 경우에 따라 처방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반드시 챙겨야 할 서류가 있다면 – 영문 처방전, 원 포장 유지, 복용량 설명서. 약을 소분하거나 포장을 바꾸면 성분 확인 자체가 어려워져 마약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합법적으로 반입하는 방법 – 꼭 필요하다면 사전 절차를 밟아라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이라도 자가 치료 목적에 한해 식약처 사전 승인을 받으면 반입이 가능하다. 관련 규정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근거한다.
승인 신청 시 필요한 서류는 진단서, 입출국 증명서, 약품명 및 수량이 명시된 서류 등이다. 출국 전 식약처에 미리 신청해야 하며, 당일 신청으로 처리되는 구조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쉬운 방법은 성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다. 관세청 공식 홈페이지에서 반입 금지 마약류 성분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에서 의약품을 구매하기 전에 성분표(Ingredients)를 먼저 들여다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약을 가져오겠다는 생각보다는 – 한국에 도착한 후 국내 대체약을 처방받는 것이 훨씬 간단하다. 해외 의약품이 ‘더 잘 듣는다’는 이유만으로 무리하게 들여오는 건 득보다 실이 크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나이퀼을 몇 알만 소지해도 걸리나?
A. 수량이 적어도 성분 자체가 금지 대상이라면 압수 및 조사 대상이 된다. 관세청은 수량과 무관하게 마약류 성분 포함 여부로 판단한다. 단, 처벌 수위는 수량·의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Q. 일본 이브 진통제를 모르고 가방에 넣어왔다가 세관에서 발견됐다. 어떻게 되나?
A. 현재까지 공개된 사례 기준으로는 약을 압수당하고 경위서를 작성한 후 입국이 허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만 위반 기록이 남을 수 있으며 향후 세관에서 더 세밀한 검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Q. 한국에서 처방받은 마약류 성분 포함 약을 해외여행 갈 때 가져가도 되나?
A. 식약처장의 사전 승인을 받으면 자가 치료 목적에 한해 가능하다. 단, 방문하는 국가의 반입 규정도 별도로 확인해야 하며 영문 처방전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