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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등원할때 길바닥에서 소리지르는 엄마

칼 비테 2023. 6. 6.

워킹맘, 워킹대디 심지어 맞벌이인 경우 매일 아침 아이 등원시키는 것은 전쟁과도 같다. 출근해야 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그렇다고 준비가 느린 아이를 무작정 다그칠 수도 없으니깐. 어떻게 해야 아이의 정서를 보호해줄 수 있을까?

 

 

 

오늘도 부랴부랴 준비하고 시간에 쫓기며 아이를 한팔로 번쪽 들어안고 어린이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호통 소리가 들려온다.

 

돌아보니 저쪽에서 다른 엄마가 아이 둘을 등원시키는 중이었다. 첫째는 가방을 메고 혼자 걸어가고 있고, 방풍 커버를 씌운 유모차에 둘째 아기도 있는 모양이었다.

 

그 엄마는 첫째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럼 그냥 집에 가!! 어린이집 갈래 집에 갈래!!"
아이는 계속 서글프게 엉엉 울 뿐이었다. 아빠가 먼저 출근했는데 나가는걸 못봤는지 인사하고 싶다고 그러는거였다.

 

그 모습을 보고 '쯧쯧 저 엄마는 성질이 왜 저리 괴팍하냐' 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도 그랬던 적이 있어서 그 모습과 겹쳐보이며 아이를 다그치던 순간이 떠올랐다.

 

우리집은 엄마가 먼저 출근하고 아빠가 등원을 시키는 아침 루틴이라 반대로 아이가 나가면서 "엄마 보고싶어 ㅠㅠ" 라고 하며 운다.

시간은 없고, 아침 먹고 옷 입혀서 준비해야 하는데 울고만 있고 부모 입장에서는 답답한 마음에 성질이 확 나기 마련이다. 매일매일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점점 지치고 나중에는 아이가 조금만 칭얼대도 같이 예민하게 받아치게 된다.

 

하지만 그러면 안된다. 안된다는 건 모두가 속으로 알고 있다. 감정 조절을 못해서 잘 못지킬 뿐이지. 성질을 부리면 등원시키고 나서 혼자 분명 후회하게 된다.

 

우는아이 이미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아이에게는 슬픈데 울지말라고 다그치면서 정작 감정을 못 다스리고 화를 내는 것은 부모 자신이 아니던가? 모든 자녀교육의 최고봉은 아이가 되길 원하는 모습을 부모가 보여주는 것이다. 키워보니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더라.

 

아이가 밥을 잘 먹길 원하면 똑바로 앉아서 식사시간에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정리를 잘 하기를 원하면 먼저 청소하고 물건 정리를 재밌게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턱대고 화내고 울지 않고 감정조절을 하면서 자기 마음을 표현하길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화가 나지만 참고 속마음을 조곤조곤 얘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내가 윽박지르고 아우 승질나 아이씨 이러고 있는데 아이가 뭘 배울 수 있을까.

 

오늘 본 그 엄마도, 또 예전에 나도 때론 못참고 아이에게 성질을 내곤 하지만 그래도 참아야 한다. 참고 또 참아야 한다. 참고 기다려주는게 아이가 가장 잘 자라는 길이다.

 

정 안되면 다른 방법을 동원해야지. 슬프면 오늘은 안아주고 갈까? 라던지 가는 길에 엄마랑 영상통화 할까? 라고 꼬셔보던지 다른 놀이로 관심을 돌리던지 어떻게든 계속 달래주고 감정을 추스르게 시도해야 한다.

마지막 안식처인 부모가 포기하고 윽박지르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아이는 더 서럽게 울 뿐이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 정서가 안정되지 않고 부모와의 애착도 잘 형성되지 못한채 점점 자라나겠지.

내가 참고 한번 더 노력해준 만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나줄 것이라 믿고 그저 믿고 오늘도 참는다. (부글부글)

 

등원 넣어놓고 나오는 길에는 이번에는 양손에 아이 한명씩 잡고 등원시키는 엄마가 보인다. 갑자기 한 아이가 달려서 뛰쳐 나가는데 앞에 오던 SUV 쪽으로 뛰어들 뻔 했다.


깜짝 놀라서 "아우!!!" 하고 또 소리를 지르는 엄마 : 차 있는쪽으로 가면 안된다고 했잖아!! $%$@^%&@#@

오늘도 우리네 부모들은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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